
안녕하세요.
무료하고 때론 지루하게 흘러가는 일상의 한 자락에 앉아있는 재미입니다.
저는 2023년 12월 말일자로 퇴사를 하였습니다.
벌써 1년이 훌쩍 지났네요,
원하는 곳으로의 구직이 계속 잘 안되고
장기적인 진로에 대한 고민도 하다보니
지금은 힘이 많이 빠진 상태예요.
일 안하고 공부만 하면 잘 될 줄 알았는데
공부만 집중하는 사람들 목표의식과 집념, 몰입이 대단한 거였어요,
무얼 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글 쓰는 것을 좋아해 글을 써보기로 하였습니다.
지금도 저는 제가 푹 빠져 할 수 있는 재미있는 일을 만나고 싶은데
허황된 꿈을 꾸지 않고, 돈이나 시간과 타협하지 않고
나만이 꼭 할 수 있는 나의 것을 만날 때까지 알아가고 찾아가보려 해요
오늘은 퇴사 이후 정리됐던 마음들을 글로 한 번 써보려 합니다. :)
[ 퇴사 당시 마음 상태 ]
남자친구가 그 당시 이직 후 이 회사에 입사한 저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근무 초기부터 계속 퇴사하라고 할 정도로
체계나 업무 전반, 사람관계가 쉽지 않은
그런 회사였어요.
일 년을 버티던 저는 딱 1년을 채우고
마지막까지 맡은 일처리를 다다다다 끝내고는
(연말에 토요일에 혼자 남아서 야근하며 끝냈음..)
도망치듯 나왔어요.
후련할 줄 알았는데,
저들은 버텼는데 나는 버티지 못했다는 정죄감과
나의 한계가 고작 이거구나 하는 자책감 등으로 힘들 때도 있었어요
그래도 무엇보다 이 뭐같은 시스템과
도움 안되는 선임들(저와 가장 같이 일을 많이 해야했으나 큰 도움은 되지 않았던)에게서 빠져나왔다는
해방감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상사분들은 감사하게도 저를 좋아하고 아쉬워 해주셨어서 그것도 만족감으로 남았었어요,
여기만 아니면 어디라도 가면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은 있었어요
일도 너무 많고 체계도 엉망인 곳에서 막내역할을 하고 있었어서.
일단은 좋았네요ㅎ
[ 퇴사를 결심한 이유; 사람 ]
퇴사를 결심한 이유는..
결국은 사람 때문이었어요.
여태까지 수많은 아르바이트나 직장, 어디를 가서 누구를 만나도
사람이 이렇게 불편하거나 밉고 힘들었던 적은 없었는데
그 분들이 제가 느끼기엔 이기적이어서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들은 자기를 지키고, 자기에게 맞는 것을 취한 것일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여러가지로 배려를 받지 못했다는 생각.
사무실에서 음악을 틀어놓는데 제가 소음처럼 느껴져 불편하다고 했는데도 트는 것,
저는 월-금 근무 조건으로 입사했는데 회사 상황에 따라 어쩔 수 없이 화-토 근무로 바꾼 이후
해당 직무였던 선임이 토요 근무를 단 한 번도 바꿔주지 않은 것과 그에 대한 일말의 미안함도 없는 것,
한참 지나고 생각해보니 정말 안 맞는 사람들이었구나 싶어요
제가 이상하거나 혹은 잘못 행동한 것일까 생각을 많이 했는데,
그 분들의 말이나 행동에 대한 저의 생각과 감정이 상한 것을 모르고, 잘지내고 싶어한 것도 그들에겐 제 불편함이 느껴졌기에 불편으로 다시 돌아왔던 것 같아요.
[ 퇴사 이유가 사람이면 뭐 어때- 나와 타인에 대한 이해 ]
저를 힘들게 한 분들은 선임 두 분이었는데,
제가 근무할 당시 다른 팀의 동료분들도 두 분과 잘 지내는 듯 하면서도 거리감을 두고 어려워 했었어요.
최근에 회사에서 상사들을 포함한 주변 분들이 두 분과 일하는 것을 힘들어 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저와의 관계에서만 일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아니란 것이 제 부족함과는 별개로 위안이 됩니다.
그 분들과 잘 지내고 싶었는데, 잘 지내기 힘든 이유를 몰라 참 많이 속이 불편하고 힘들었는데
그냥 나와 다른 사람이고, 내 호의가 저들에겐 호의가 아니란 것을 알고
거리를 두고 지냈으면 서로 좋았을텐데
직장 생활 경험이 많지 않고 소통에 여전히 미숙한 상태여서
그 때는 그 자리를 벗어나는 게 제가 살 수 있는 유일한 길이었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을 할 수 있었겠지만, 처음 입사 후부터 1년간 매일 같이 어딘가 불편하고 시원하지 않은 마음으로 같은 공간에서 업무상 소통을 해야한다는 게 저에게는 무척 힘든 일이었음을 퇴사 후 반 년이 지나서야 알겠더라구요.
자취하느라 화장품에 돈쓰는 것도 아끼던 제가 피부가 푸석해지는 것을 느끼고
직원들도 각자 생활하는 것이 여유있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좋은 마스크팩을 공구가로 저렴하게 사서 작지만 여자 동료들끼리 나눠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저의 직속 선임인 그가 하던 말은,
" 샘 이거 팔려고 하는 거 아니죠? "
......
그 때 얼마나 충격이었는지. 이런 사랑을 받아보지 못하면 저렇게 비뚤어지는 건가, 다 그런건 아닐텐데..
그 말이 시간이 지나도 저에게 큰 상처가 됐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았어요.
저 사람은 그냥 내가 뭘 해도 밉고 싫을 수 있겠다 싶다가,
시간이 지난 지금에는
호의가 호의로 받아들여지는 상대에게는 내 방식의 호의를 전하면 되고,
호의를 부담 또는 불편함 등으로 받아들이는 상대에게는 그가 원하는 방식으로 호의를 전하거나
그에게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된다!
고 생각이 정리가 되었어요.
제 호의가 그에게 말할 수 없는 부담이나 불편이었을 수도 있으니까요.

퇴사 이후에도 곧바로 알 수 없었던 불편한 마음들의 정체를
1년 가량 계속 알아갔는데,
이제는 말할 수 있다!
" 저는 그 분들이 참 미웠어요. "
그 분들은 그 분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거라고 생각해요.
그 분들의 삶의 방식과 입장도 있겠지요,
우리가 서로를 다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저는 그랬어요.
선임 두 분 중 한 분하고는 퇴사 후에도 연락을 종종 했는데
밉지만 미워할 수 없는, 저의 약함을 배우게 하는, 한 편으로는 참 고마운 분이었어요.
불편함이 있는 건 어쩔 수 없지만요ㅎ
진로 고민하고 계신, 혹은 실업중이신 분들
오늘도 힘내세요! 우리를 필요로 하는, 우리가 원하는 곳은
분명히 있을거예요.
힘들면 힘을 빼고 있다가
다시 화이팅도 해보고 천천히 준비해봐요 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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